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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옥. (C)KOVO
국내 최고 리베로 임명옥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으로 한국도로공사에 잔류했다.
임명옥은 2년 총액 7억 원(연봉 3억 원, 옵션 5천만 원)에 계약했다. 옵션은 무리한 조항이 아니어서 임명옥은 2년 동안 7억 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시즌 연봉 계약은 협상으로 진행한다.
임명옥이 받는 보수 3억 5천만 원은 역대 여자부 리베로 최고대우다. 리베로의 가치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는 성적과 기록으로 입증된다. 임명옥은 리시브(55.24%), 디그(세트당 5.897개), 수비(세트당 9.094개)에서 국내 1위다. 2위와 격차도 크다. 리베로가 할 수 있는 모든 지표에서 국내 최고 선수다.
한국도로공사는 임명옥 잔류를 시즌 중에 공식화하고 속전속결로 계약했다. 발표시기는 늦춰졌지만 이미 계약 합의는 이른 시간에 이뤄졌다.
임명옥은 "돈문제는 아니었다. 돈을 더 주겠다는 구단도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과한 것 같았다. 내가 도로공사에 요구한 걸 회사(소속 구단을 임명옥은 회사라고 표현했다)가 모두 받아줘 바로 합의했다"라고 말했다.
3년이 아닌 2년만 연봉에 합의한 부분에 대해 임명옥은 "회사에서 내 나이(1986년생)도 있고 하니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 나도 흔쾌히 동의했다. 그 때 다시 대화하면 된다. 내 기량이 떨어진다고 스스로 느끼면 선수생활을 그만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자신감 넘치는 표현이었다.
임명옥의 FA 계약 발표는 3월 30일 오전이었다. 기사가 나가면서 동료들과 친한 선수들의 축하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임명옥은 "9시가 지나면서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10분도 지나지 않아 (박)정아가 축하 문자를 보내왔다. 첫 문자라 고맙게 느껴졌다. (배)유나, (정)대영 언니, (오)지영이(GS칼텍스), (김)해란 언니(흥국생명) 등 이구동성으로 '최고자격이 된다'라고 축하해줘 너무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임명옥. (C)KOVO
임명옥은 "기사를 보니 회사가 대우를 잘해줬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계약을 한 것과 이를 기사로 보는 것은 느낌이 또 달랐다. 회사에 고맙다. 아직 경기를 하지 않아 부담은 체감되지 않지만 7월 이후에는 좀 달라질 것 같다(웃음). 받은 이상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몫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임명옥은 "사실 올 시즌은 많이 아쉽다. 시즌이 중단된 때문이다. 플레이오프도 자신있었고, 1위 현대건설을 우리 팀이 유일하게 위협했다. 챔프전에 가면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물론 현대건설 선수들은 아쉬움이 더 클 거라 생각한다. 내년에 다시 우승에 도전하겠다. 통합 우승을 경험한 이후부터 꼭 다시 한 번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임명옥은 리시브, 디그, 수비 중 리시브에 대한 애착이 크다. 그는 "55%를 더 끌어올리고 싶다. 시즌이 중단돼 아쉬운 건 기록적인 부분도 그렇다"라고 언급했다.
리시브 달인 임명옥에게 가장 까다로운 서브 3명을 물었다. 그는 "현대건설에서 뛰었던 폴리의 스파이크서브가 가장 받기 어려웠다. 두 번째는 야스민(현대건설)이었다. 세 번째는 지난 시즌 IBK에서 뛴 라자레바였다"라고 말했다.
폴리의 강서브는 들어오면 받기 힘든 구질이다. 야스민의 서브도 강하면서 엔드 라인을 겨냥한다. 인아웃 판단을 잘해야 한다. 라자레바는 구질이 까다롭고 뚝 떨어져 위치 선정이 중요했다.
이번에는 국내에서 리시브를 잘하는 선수 2명을 꼽아달라고 했다. 임명옥은 "(오)지영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레프트에선 (이)소영이(KGC인삼공사)가 생각난다"라고 언급했다.
한국도로공사는 2인 리시브라는 특이한 시스템을 사용한다. 이 부분에 대해 임명옥은 "계속 이 시스템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리시브 범위를 지금보다 좀더 넓혀도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임명옥은 비시즌에도 몸 만들기에 소홀하지 않는다. 푹 쉬고 다시 몸을 만드는 스타일이 아닌 유지관리에 사활을 건다. 그는 팀 동료 가운데 유일하게 김천혁신도시에 살고 있다. 남편이 오전 8시에 출근하면 바로 헬스장에 나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오후에는 등산을 한다. 4월에는 제주 여행 때 한라산 정상에 오를 계획이다.
임명옥은 "비시즌 또 하나의 계획이 있다. 리베로 모임을 하려고 한다. (김)해란 언니와 일정을 논의해 7개 구단 리베로가 다 모이려 한다. (오)지영이, (신)연경이, (김)연견이, 우리 팀의 (박)혜미, 그리고 (도)수빈이, (한)다혜, (문)슬기, (노)란이 등 모두 모여 리베로들끼리 얘기도 나누고 친목도 다지려 한다"라고 반가운 만남을 기대하고 있었다.
화려한 포지션은 아니지만 팀 성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포지션인 리베로에서 최고 연봉 선수에 올라선 임명옥은 체력적으로나 기량적으로나 최고라는 찬사를 듣는다. 그의 무르익은 플레이는 비시즌을 거쳐 컵대회와 시즌으로 이어진다.
임명옥은 "기대하셔도 좋다"라는 자신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기사제공 스포츠타임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