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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부는 ‘경력 신인’ 이윤정 vs '고졸 패기' 정윤주의 양강 구도
남자부는 '후반 존재감' 양희준 vs '초반 임팩트' 박승수 팽팽
흥국생명 신인 레프트 정윤주(왼쪽 사진)와 도로공사 세터 이윤정. KOVO 제공
V리그 정규리그가 모두 막을 내린 가운데, 남녀부 모두 신인상을 둘러싼 경쟁이 팽팽하다.
여자부는 실업배구에서 프로로 점프한 ‘경력직 신입’ 이윤정(25ㆍ도로공사)과 ‘차세대 레프트’ 정윤주(19ㆍ흥국생명)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세터 이윤정은 역대 최고령 신인왕과 최초의 중고 신인 두 기록에 모두 도전한다. 고교 졸업 후 실업팀(수원시청)에서 줄곧 선수 생활을 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뒤늦게 도로공사에 입단(전체 9순위)했다. 28경기(84세트)에서 663개의 세트를 성공시키는 등 수치도 좋지만, 무엇보다 시즌 초반 고전하던 도로공사의 반전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서브 때마다 심판에 90도로 인사를 하는 독특한 루틴으로 ‘유교 세터’란 별칭도 붙었다.
대구여고 출신 정윤주는 전체 10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했지만, 27경기(70세트)에서 무려 156득점, 공격성공률은 35.7%를 찍으며 높은 순위로 지명받은 동기들을 뛰어넘었다. 특히 상대 블로킹을 의식하지 않고 과감하게 내리찍는 도끼질 타법으로 팬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 밖에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에서 과감한 공격력을 뽐낸 박은서와 리베로 문슬기도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KB손해보험 센터 양희준. KOVO 제공
남자부에서도 내년이 더 기대되는 새 얼굴들이 많이 나왔지만, 시즌 후반 철벽 블로킹을 선보인 양희준(KB손보)과 시즌 초반 공격력을 뽐낸 박승수(20ㆍOK금융그룹)의 양자 대결로 예측된다.
199㎝ 장신 센터 양희준은 2021~22시즌을 앞두고 KB손보에 입단(전체 9순위)했다. 시즌 초반엔 팀 내 베테랑 센터(박진우, 김홍정)들에 밀려 출전 기회가 없었지만, 선배들의 부상으로 4라운드부터 본격적으로 기회를 얻었다. 이후 팀의 주전 센터로 출전하며 16경기(56세트)에서 89득점(공격성공률 57.5%)에 세트당 블로킹 0.4개(유효블로킹 0.77개)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다만, 서브 실책률(27.6%)이 높은 것은 향후 과제다. 후인정 KB손보 감독도 ‘올 시즌 수확’에 대해 “양희준의 발견”이라며 양희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팀 외국인 선수 노우모리 케이타(21)가 강력한 MVP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양희준까지 ‘한 팀 MVP-신인상 독식’ 가능성도 나온다. 18번째 시즌을 마친 V리그에서 정규시즌 MVP와 신인상이 한 팀에서 나온 것은 남녀 구단을 통틀어 흥국생명(2005~06ㆍ김연경)이 유일하다. 후 감독은 “이번이 두 번째 기회가 될 것”이라며 웃었다.
OK금융그룹 신인 박승수. KOVO 제공
박승수(전체 5순위)는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코트를 밟으며 신인들 중 가장 많은 기회(31경기 92세트)를 받았다. 공격성공률은 44.0%나 찍었고, 리시브 효율 33.0%에 디그 0.957개로 공수에서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기사제공 한국일보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